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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5일자 경상북도 젊은 직원들이 독특한 가면을 쓰고 도청 간부회의 장소인 제1 회의실에 모여 실명이 아닌 별명으로 토론회에 참여하고 간부부터 하위직원까지 모두 회의를 지켜볼 수 있게 TV를 통해 생방송을 했다는 보도자료를 접하면서 많은 생각이 든다.
이는 MBC TV “복면가왕"을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경북도 7급 이하 직원들로 구성된 창조경북 주니어포럼이 “직원이 행복한 일터, 경북도를 위한 깨알 시책은?”이라는 주제로 지자체 최초 계급 없는 토론회 ‘비 간부회의’를 개최했다고 한다.
이유가 뭘까?
소위 비 간부라 일컫는 7급 이하 공무원의 허심탄회 한 목소리와 소신 발언을 듣겠다는 의도라면 더 좋은 방법이 많다. 가령 익명 게시판이나, 자체 신문고 등을 활용한다면 발언자의 신분 보장이 확실할 것이다.
경상북도 공무원 약 1,500여 명이다. 하루 8시간 같이 하는 동료나 부하 직원을 단순히 얼굴을 가린다고, 알아보지 못할까? 과연 익명이 보장될까?
회의 시간에 자리를 비운 동료나 부하 직원의 부재를 확인하면 분명 동료직원임을 의심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연 소신 발언이 가능할까?
이날 회의에서 나온 발언 내용을 보더라도
“상·하 서로 격려하고 챙겨주는 따뜻한 조직문화가 필요하다.”“아침에 눈을 뜨면 일찍 출근하고 싶은 즐거운 직장이 되었으면 한다.”“출·퇴근 시간 보장, 쓸데없는 야근금지, 보고를 위한 보고서작성 금지” 등 통상적인 내용에 불과하고 부서 내에서 발생하는 갈등이나 인권침해 등 예민한 사항은 없었다.
이러한 이벤트성 회의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까? 의문을 가지는 이유다.
시청자가 복면가왕을 즐겨보는 이유는 가면을 쓰고 나오기 때문에 외모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진정 가창력이나 노래 실력으로 우리의 귀를 즐겁게 하고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이번 경상북도 “주니어포럼”이 도민에게 진정성과 감동을 주기보다는 개그프로그램을 보는 듯한 반응이 더 많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