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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누군가에게 희망 주는 빛이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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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및기관소식

“새해 누군가에게 희망 주는 빛이 된다면”

“새해 누군가에게 희망 주는 빛이 된다면”

동해의 푸른 바다가 황금빛으로 물들 때 수평선 회색빛 어선들은 ‘거룩하고 아름다운’ 이에게 밤을 맡긴다.

칠흑 같은 동해의 밤배들에게 등대는 자신의 자리에서 정직하고 공평한 빛을 준다. 모든 밤배에게 ‘누가 뭐래도(島)’에서 건네는 희망이다.


그곳에 홀로 서 묵묵히 자기 일을 하는 등대지기(항로표지관리원)는 수많은 의미와 상징이 개입된다. 한결 같은 자리에서 누군가에게 구원이고 희망이 되는 동해의 항로표지관리원을 만나러 갔다.


우리나라에 등대는 2016년 1월 현재 1064개(유인 38기, 무인 1026기)가 있다. 해가 뜨는 동쪽바다, 동해지방해양수산청에는 4기의 유인등대(대진, 속초, 주문진, 묵호)와 97기의 무인등대가 있다. 그중 묵호등대는 1963년에 만들어졌다.


높이 26미터 7층형 구조로 된 묵호등대는 동해바다는 물론 백두대간의 두타산, 청옥산과 동해시를 조망할 수 있는 등대전망대와 해양문화공간을 갖추고 있다.


등대지기의 정식명칭은 항로표지관리원이다. 등대만 지키는 것이 아니라 해상에서 운항하는 모든 선박들의 안전을 위한 각종 항로표지를 최적의 상태로 관리해서다. 지난 1988년부터 바뀌었다.

올해로 27년째 항로표지관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박용철(57·사진)소장. 박 소장과 함께 김원규 주무관, 호태윤 주무관이 2교대로 근무한다.

묵호등대 박용철 소장은 등대생활 27년을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며 소통하는 공직자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
묵호등대 박용철 소장은 등대생활 27년을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며 소통하는 공직자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

박 소장은 엊그제까지 휴전선 가까이에 있는 대한민국 육지 동해안 최북단 대진항로표지관리소에서 근무하다 새해 첫날 묵호등대로 발령받아 왔다. 사실 새해를 하루 앞둔 지난 12월30일 인터뷰 요청 전화에 수화기 넘어 첫마디에 대진등대로 오셨으면 좋았을텐데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유를 묻자 대진항로표지관리소에서 원격으로 운영하는 저진도등은 가고 싶어도 더 이상 북으로 갈 수 없는 우리나라만의 특수한 현실에서 태어난 어로한계선 지정이란 슬프고 애잔한 기능을 가진 유일의 전도등(해발 62m)과 후도등(해발 115m)이 북위 38도 33분선에서 대한민국 어선들의 안전한 조업을 위한 생명등과 같은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란다.


“매일 일출을 보니 참 좋겠다, 새해 일출은 매년 보셨겠네요” 묻자 손사래를 친다. 매년 새해 첫날 해맞이 일출을 보러 오는 관광객이나 주민들 안전과 편의를 위해 정작 해는 눈썹만큼 위에나 떴을 때나 쳐다본다고 한다.

그는 “원래 해가 지기 5∼10분 전에 프리즘 렌즈가 달린 회전식 등명기(燈明機, 빛을 뿜어내는 기기)를 켜고 해가 뜬 뒤 5∼10분이 지나서 끈다”며 “겨울에는 오전 7∼8시까지 켜놓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낮에는 등대는 낮잠을 잔다. 하지만 등대지기는 쪽잠도 자지 못한다. 외레 밤보다 낮에 하는 일이 더 많다고 한다. 야간에 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점검 또 점검한다. 바다 조망이나 휴식을 위해 등대를 찾는 관람객 분들의 안전한 안내와 장애인 노약자 분들의 등대시설을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애쓴다.


등대의 빛이 도달하는 거리를 광달거리라고 한다. 묵호등대는 해수면으로부터 등고가 93미터이고 그 광달거리는 약 48㎞에 달한다.


안개가 많이 끼는 날에는 등댓불을 선박에서 인지하기가 힘들어 무(霧)신호인 전기혼으로 소리를 2마일 밖으로 울려준다. 그러면 선박에서 그 소리를 듣고 소리 나는 곳을 향해 오다보면 항구의 입구를 찾을 수 있게 된다.


사람들이 등대지기라고 부르는 것도 약간은 아쉽다고 했다. 항로표지관리원으로 불러줬으면 한다고 했다. 엄연히 전문자격증을 보유한 전문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본인은 물론 김원규 주무관과 호태윤 주무관은 항로표지기사 자격증 이외에 전기기사 자격증 등을 보유하고 있다.


겨울철 가장 바쁜 업무는 등명기 제어장비의 관리와 청소하는 일이다. 파리판으로 불리는 외부 유리는 계단을 한참 오른 뒤 사다리를 이용해서 올라간다. 등명기 불빛의 투과율을 높이기 위함도 있지만 각종 새들이 날아와 오물을 투척 하는 탓에 자주 청소해야 한다.


등대에서 근무하는 일이 외로워보였다. 하지만 박 소장은 등대에 근무하는 직원이라면 충분히 그 정도는 이겨내야 한다며 새해, 새로운 희망을 처음 맞이하는 공직자로서 사명감으로 그 정도 외로움은 사치라고 말했다.


박 소장은 열세 살 무렵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홀로 독학하면서 숭실대 전자공학과에 입한한 뒤 고시에 뜻을 두고 경제학과로 옮겼다. 그 뒤 몇 번 좌절의 쓴맛을 본 뒤 지난 89년 표지원 시험을 치러 줄곧 한우물을 파고 있다. 최근 3년간은  자신이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푸른 바다처럼 넓은 기상을 심어주려 지역 초등고생을 대상으로 강의도 하고 있다.


박 소장은 “등대는 눈에 보이는 자연과 홀로 있을때 느끼는 철학, 그리고 사람들 관계에서 느끼는 인문학까지 모든 학문을 포함하고 있다”며 “기회가 닿을 때마다 젊은이들과 소통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용철 소장의 낮시간은 등대 부속 점검과 해양문화공간 관리에 눈코뜰 새 없다.
박용철 소장의 낮시간은 등대 부속 점검과 해양문화공간 관리에 눈코뜰 새 없다.

아내와 성장한 아들 둘이 인근 강릉에 살고 있다. 두 아들 중 등댓일을 하겠다고 하면 뭐라고 하시겠냐는 말에 “본인의 결정에 따르겠지만 항로표지관리원으로 근무한다는 게 참 어렵고도 참아야 하는 무엇인가가 많고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겨내야 한다”며 “첫째로 사명감이 몸에 배어 있어야하고 매일 저녁 등댓불을 켤 때면 기도하는 마음이 절로 생겨나야 하는데 박 소장 자신도 그 숭고한 마음이 자연스럽기 까지 꽤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고 한다.


동해지방해양수산청 김정식 항로표지과장은 “박 소장은 2교대 근무하는 열악한 조건에서도 지역 초중등고생 교육에 쉬는 날에도 자료준비 등 이 지역 항로표지관리원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얼마 전 무인도 등대지기를 뽑는다는 온라인 광고를 본적이 있다. 석달 동안 무인도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독방 1채에 한 달에 한번 생필품이 들어오는 열악한 조건의 광고. 그만큼 사명감을 가슴에 묻은 채 지내야 하는 공직자.


등대의 불빛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빛을 준다. 그렇게 소통한다. 언제나 한자리, 언제나 한빛깔이다. 정정당당하게 빛을 준다. 어둠이라는 절망에게 희망을 준다.


얼어붙은 달그림자/ 물결위에 자고/
한겨울에 거센 파도/ 모으는 작은 섬/
생각하라 저 등대를/ 지키는 사람의/
거룩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마음을/


희망을 주는 든든함 이라는 교훈을 건네준 ‘거룩하고 아름다운’ 박 소장을 만나고 2016년에도 변함없이 희망을 주는 소통 하는 공직자의 삶을 희망한다.

2016.01.11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