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동네에서 수십 년 살다 나온 중증장애인들이 교황의 꽃동네 방문을 반대하며 명동성당 앞에 몸을 엎드렸다. 그러나 경찰은 방패로 막아섰으며 명동성당 관계자는 “거룩한 명동성당을 더럽히지 마라. 오늘의 잘못을 용서받고 회개하라”라고 외치며 노골적으로 불쾌함을 표했다.

장애인 차별 철폐를 요구하는 장애인 단체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일정 중 하나인 충북 음성의 ‘꽃동네’ 방문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인단체 회원 30여 명은 15일 명동성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꽃동네는 ‘끝까지 버려진 장애인’을 만나는 것이라는 설명과는 달리 사유화된 거대 복지 권력을 공고하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덧붙여 “시설에 수용된 많은 장애인은 지역사회와 격리된 채 살아왔고 지금도 그렇게 생을 마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명동성당 앞길 바닥에 ‘교황님 꽃동네 가지 마요, 우리는 시설이 아니라 동네에서 살고 싶어요’라는 글을 분필로 적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교황의 꽃동네 방문이 유엔 장애인권리협약과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한 바 있다.

이 단체 소속 회원들은 서한을 교황에게 전달해달라며 명동성당으로 진입을 시도하다가 경찰이 제지하자 서울광장까지 행진했다.

경찰은 명동성당 측의 시설보호 요청에 따라 교황 방한기간 인근에 1개 중대 80여명의 경력을 배치했다.

한편, 교황은 오는 16일 오후 4시 10분께 헬기를 이용해 꽃동네를 방문하며 비가 많이 내리면 승용차로 이동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