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열린 교육부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부산맹학교의 교사 성추행 및 은폐 의혹에 대해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이번 사건의 최고 감독자이자 책임자인 임혜경 부산시교육감은 이날 체육대회 등의 일정을 수행한다는 이유로 국감장에 불출석을 통보했다가, 국회의 압박이 이어지자 이날 밤 늦게야 출석했다.
■"해야할 성교육은 않고 몹쓸 짓"
이날 의원들의 질의에서 가해자인 박모 교사가 도덕과 윤리를 가르치는 교사라는 점이 공개됐다. 박모 교사는 아이들에게 성교육을 해야 하는 입장인데 오히려 장애학생들을 성추행한 것이다.
부산 출신인 무소속 현영희 (비례대표) 의원은 "박 교사는 도덕 및 '생활과 윤리' 성교육 관련 교과목 담당자로서 도덕 시간에는 연간 3시간(중2·중3), 고교 3학년에게는 연간 7시간을 가르쳐야 한다"면서 "박 교사는 성교육은 하지 않고 성추행을 했고 교사들에게 휴대전화를 던지는 등 신고한 교사들을 위협했다"고 말했다.
현 의원은 이어 임 교육감이 파견한 감사관이었던 부산혜성학교 손정숙 교장을 향해 "'성추행이 아니지, 남은 인생이 많은데…'라고 말한 적이 있느냐"라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손 교장은 "정확한 말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이라면서 일부 시인했다. 그러나 "감사 자격으로 부산맹학교에 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지난달 25일 부산시교육청 현장 국정감사 때의 임 교육감 발언과 다른 진술들이 나오자 민주당 유기홍 간사는 "이런 일 때문에 임 교육감이 참석했어야 했다. 정작 본인(손정숙 교장)은 내용도 모르고 가서 '성추행 안 했지'라고 질문하는 조사가 어디 있느냐"라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저녁의 공연 일정을 핑계 대며 불참했다"고 임 교육감을 성토했다. 임 교육감은 이날 밤 9시 일정을 중단하고 국회에 출석했다.
■부산맹학교 교장 등 3명 출석
서남수(오른쪽) 교육부 장관이 31일 국회에서 열린 부산시교육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용우 기자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이날 질의에서 "부산맹학교 교장 선생님께서는 이 사건을 규명할 생각을 하지 않고 보고했던 교사에게 '교단에서 내려오면 교사도 남자다'라고 했다"면서 "직접 이번 사건을 모니터링하지 않고 교감이 수습을 했다. 교육청 특별감사로 파견된 부산혜성학교 교장 선생님께서는 '교사 인생 망치지 마라'고 말했다"고 격분했다.
안 의원은 또 "부산혜성학교 손 교장과 임 교육감은 모두 특수교육을 전공하셨고 같은 학교에 근무했을 정도로 돈독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부산맹학교 주재진 교장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항변했고, 손 교장은 "저는 감사가 아니었다"고 거듭 해명했다.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은 주 교장을 향해 "관련 법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맞느냐"라고 물었고 이에 주 교장은 "네"라고 시인했다.
이어 김 의원은 "아동·청소년 추행에다 장애인일 경우 가중처벌(최대 15년 징역형)되는 점을 언제 알았느냐. 이 사건 이전에 알고 있었느냐"라고 추궁했고 주 교장은 "(이 사건) 이후에 알았다"고 짧게 답했다. 직무상 성범죄를 인지했을 때 즉시 신고해야 한다는 의무와 관련, 주 교장은 "하지 못했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 "언론사(국제신문)의 보도로 알려졌기에 망정이지 또다시 순수한 학생들이 상처를 안고 살아갈 수 있었다"는 김 의원의 추궁에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었고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